
“이상한 일이다. 요즘 들어 유독 더 많은 방문자가 ‘이곳’을 찾는 느낌이 든다.”얼굴은 늑대, 몸은 사람인 ‘반인반수(半人半獸)’가 묵묵히 하얀 방을 지킨다. 반인반수의 직업은 ‘문지기’. 다양한 동물들을 맞이하고 상담한 뒤, 붉은 문으로 이끈다. 동물들은 왜 이 방을 찾아올까. 반인반수는 왜 문을 지키고 있는 걸까.지난달 30일 발표된 제1회 CGV AI 영화 공모전 대상작인 단편영화 ‘더 롱 비지터(The Wrong Visitor)’는 이승과 저승 사이를 연결하는 공간을 다룬 작품. 11분이란 짧은 분량에 죽음과 존재에 대한 기묘한 상상, 반인반수라는 상징적 캐릭터, 기괴한 아름다움을 담은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영화가 대부분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현해리 감독(35)은 “카메라 없이 영화를 만든다는 건 예전엔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라며 “이젠 컴퓨터 앞에 앉아 상상한 걸 바로 영상으로 만들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