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다 다르다. 똑같은 상황에 대한 사고방식과 감정반응 모두 다 놀라울 정도로 다르다는 것을 진료실에서는 계속 보게 된다. 직장 상사의 가벼운 질책 섞인 말을 어떤 이는 기억도 못 하고, 어떤 이는 밤새워 고민한다. 이런 차이에는 그 사람의 현재 상황, 자존감, 과거 직장에서의 경험,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애착 유형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기질’이란 것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그중 ‘매우 예민한 기질’을 지닌 이들을 진료실에서는 자주 만나는데, 이 집단을 HSP(Highly Sensitive Person·매우 예민한 사람)라는 용어로 묶어 설명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새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HSP는 공식적인 의학 용어는 아니다. 1990년대부터 심리학자 일레인 에런에 의해 개념이 정립됐는데, ‘감각 처리 민감성’이라는 독특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을 설명한다. 이 HSP들은 소리, 빛,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