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공감 왕’… 좋은 마음도 과하면 독이 된다[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131166878.1.jpg윤민지 씨(가명·29)는 친구들 사이에서 ‘태평양 오지랖’으로 통한다. 남 이야기를 자기 일처럼 들어주고 도와주는 ‘공감 왕’이라서다.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회사 동기의 전화를 끊기 어려워 밤새 들어주다 다음 날 지각한 적도 있다. 다른 사람 일 도와주느라 정작 자기 일을 끝내지 못해 야근하는 날도 종종 있었다.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누군가 도와 달라고 하면 거절하기 어렵다. 윤 씨는 “가족들은 ‘그러다 네가 골병든다’고 타박하지만, 차라리 내가 피곤한 게 마음 편하다”고 말한다. 공감 능력이 부족해도 문제지만, 과하게 넘쳐흐르면 오히려 ‘공감 피로’ 또는 ‘공감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남에게 공감해 주다 지친 상태를 말한다. 공감 피로라는 말은 원래 환자를 돌보면서 정서적 소진을 겪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처음 사용됐다. 남들보다 ‘공감의 촉’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직업과 관계없이 누구나 공감 피로를 겪을 수 있다. 1일자 기사 ‘공감 능력 제로 탈출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