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통로’ 눈에 올라온 열 식혀주는 결명자[이상곤의 실록한의학]〈159〉

131180287.2.jpg효종의 아들이자 숙종의 아버지인 조선 18대 국왕 현종은 18세에 임금이 된 후 예송논쟁 등 끊임없는 당쟁과 큰아버지인 소현세자의 셋째 아들 경안군의 존재 때문에 엄청난 심화(心火)에 시달렸다. 이 때문일까. 그는 재위 15년 만인 3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현종은 위로 올라오는 상초의 열을 다스리기 위해 평소 복용했던 ‘가감양격산’ 처방을 경안군이 죽고 예송논쟁이 잠잠해지자 아예 끊어버렸다. 당쟁과 왕위의 정통성 논란으로 인해 그가 받은 스트레스 정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기록에는 현종의 질환에 대해 “나력(림프샘염)과 결핵 같은 질환을 앓았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갑상샘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하고초환, 현삼주, 산종궤견탕을 자주 처방했다는 다른 기록으로 미뤄 보면 ‘갑상샘종(갑상샘 비대)’을 앓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실제 스트레스는 현대의학에서도 갑상샘 질환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종의 목에 생긴 부종 또한 감정에 반응해 쉽게 붓는 갑상샘의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