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 수술은 단순히 ‘성인의 축소된 몸’을 수술하는 일이 아니다. 소아는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적 특성이 성인과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선천성, 유전성, 신경근육계 질환을 다루기에 중증도가 매우 높은 고난도 수술이 각 전문과에서 진행된다. 흔히 ‘소아외과’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소아정형외과, 소아흉부외과, 소아이비인후과, 소아신경외과, 소아비뇨기과, 소아안과 등 다수의 소아 특화 전문의들이 수술을 맡고 있다. 소아 수술은 높은 난도로, 장기간의 수련과 경험이 요구되고 많은 인프라가 필요해 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상급종합병원의 소아 수술 체계는 지금 침몰하고 있다. 난도가 높고 자원 소모가 크지만, 현실에서 수가는 낮고 중증도조차 낮게 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소아 수술을 기피한다. 소아 수술이 병원의 ‘적자’로 연결되고,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자본주의와 효율성만 고려하면 병원에서 소아 수술을 유지할 유인은 없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