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과 의사로서 치매는 특히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질환이다. 치매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지만,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발병 원리에 관한 여러 가설이 있고 이를 겨냥한 약물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출 뿐이다. 다국적 제약회사가 수천억 원을 들여 개발한 신약 후보들도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는 현대의학과 달리,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을 파고드는 유사의학이나 각종 영양제들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치매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크다 보니, 제한된 현실적 치료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지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사실은 현재 시점에서 치매를 완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치료법은 모두 사기라는 것이다.치매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급속한 고령화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사회적 난제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치매 환자는 97만 명에 이르며, 65세 이상 고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