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과 매독 치료에 활용… 약으로 사용된 쌀의 위력[이상곤의 실록한의학]〈165〉

132252983.2.jpg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한 말을 가리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한다. 이 표현에서 ‘씻나락’은 볍씨를 뜻한다. 귀신이 제사상 위의 귀한 알곡 쌀밥을 먹지 않고 볍씨를 먹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씻나락에서 ‘나락’은 신라의 방언이었다. 조선 후기의 기록인 ‘동의록’에는 벼의 겉곡식을 나락이라고 했다고 쓰여 있다. 신라시대에 관리들에게 주는 급료를 알곡식 대신에 껍질이 붙은 겉곡식으로 줬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 말은 ‘신라의 급료’라는 뜻의 ‘나록(羅祿)’이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쌀은 귀족층만 먹는 주식이었다. 고구려를 비롯한 북쪽에서는 좁쌀을 쌀이라 했고, 볍쌀은 ‘입쌀’ 또는 ‘닛쌀’이라고 할 정도로 귀했다. “쌀을 밟으면 발이 삐뚤어진다” “키질하다 쌀을 날려 버리면 남편이 바람난다” 등의 금기는 쌀이 그만큼 귀해서 나온 말이었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신줏단지에 햅쌀을 담아 안방의 천장에 모시던 것은 오랜 풍습이었다. 옛날에는 솥에 직접 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