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이가 90대가 되는 세기말, 지구가 불타는 지옥이라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불행하겠죠. 딸이 행복하게 늙어가길 바랍니다. 제가 평생 다뤄온 ‘유전자교정’ 기술을 질병 치료에서 기후위기 대응 기술로 확장하려는 이유입니다.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하고 깃발을 들겠습니다.” 추석 연휴 전 서울 금천구 그린진 본사에서 만난 김진수 KAIST 교수(61)는 새로운 목표를 밝히며 눈을 반짝였다. 이제 막 연구의 첫발을 내딛는 연구 초년생 같았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위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다.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을 서울대 교수 시절이던 2012년 가장 먼저 진핵세포(세포 내 핵으로 대표되는 세포소기관을 가진 세포) 단계에서 실험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크리스퍼 캐스9은 교정이 필요한 DNA 염기를 정확히 찾아 잘라내는 기술이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면서 2018년부터 그는 국내에서 특허권과 연
“딸아이가 90대가 되는 세기말, 지구가 불타는 지옥이라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불행하겠죠. 딸이 행복하게 늙어가길 바랍니다. 제가 평생 다뤄온 ‘유전자교정’ 기술을 질병 치료에서 기후위기 대응 기술로 확장하려는 이유입니다.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하고 깃발을 들겠습니다.” 추석 연휴 전 서울 금천구 그린진 본사에서 만난 김진수 KAIST 교수(61)는 새로운 목표를 밝히며 눈을 반짝였다. 이제 막 연구의 첫발을 내딛는 연구 초년생 같았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위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다.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을 서울대 교수 시절이던 2012년 가장 먼저 진핵세포(세포 내 핵으로 대표되는 세포소기관을 가진 세포) 단계에서 실험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크리스퍼 캐스9은 교정이 필요한 DNA 염기를 정확히 찾아 잘라내는 기술이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면서 2018년부터 그는 국내에서 특허권과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