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응급의료 현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더 나은 진료를 원하는 마음은 당연하지만, 경증·만성질환자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건강검진 환자까지 서울 대형병원으로 몰리면서 지방 의료는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응급의료 체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지역 병원은 심장마비, 교통사고, 뇌출혈처럼 예측 불가능한 위급 상황에 24시간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위급하지 않은 환자들이 수도권 병원으로 몰리면서 지역 병원은 응급실 유지에 필요한 당직 인력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응급실 축소, 인력 감축, 심지어 폐원까지 이어진다. 응급의료는 평소엔 눈에 띄지 않지만 위기 순간에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안전망이다. 지방에서조차 균형이 무너지면 모두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열려 있는 환자 선택권이다. 환자는 자신의 의학적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