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불안해서, 개원가는 돈이 돼서… CT가 늘어나는 이유 [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132745909.1.jpg“배가 아파도, 머리가 아파도 일단 초음파부터 찍었다.” 한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개원가에서 근무하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복부 자기공명영상(MRI)까지 찍는 경우가 흔했다. 다리가 부러져도 MRI를 권한다. 대부분 비급여라 환자 부담이 크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이 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지금도 ‘필요하지 않은 영상 검사’가 일상처럼 이뤄지고 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검사의 적응증에 맞지 않는 촬영, 전원 시 반복되는 중복 검사, 방어 진료로 인한 검사 남용이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환자에게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정승은 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영상의학회 회장)는 “불필요한 영상 검사의 가장 큰 원인은 방어 진료”라고 말했다. “아이 탈장인데 컴퓨터단층촬영(CT)을 안 했다고 소송이 제기된 사례가 있다. 이런 사건이 반복되면 의사들은 혹시 모를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단 찍고 본다. 환자도 영상을 봐야 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