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머리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쓰자, 대한제국 시대 광화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미스 손탁’의 안내를 따라 걸음을 옮겨 전차에 올라탔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육조거리 상인들의 대화를 엿듣다 보니 전차가 멈춰 섰다. 위엄을 풍기며 우뚝 선 근정전 앞. “임금님께 예를 표하라”는 미스 손탁의 말이 귓가를 울리자 관람객들은 신하라도 된 듯 허리를 숙이고 두 손을 공손히 모으며 알현을 준비했다. 11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개최된 ‘2025 아트코리아랩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몰입형 VR 콘텐츠 ‘이머시브 궁’은 풍부한 볼거리를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미스 손탁 등 캐릭터들의 표정과 입 모양은 인공지능(AI)에 바탕을 둔 아바타 자동 생성 기술로 무척 자연스러웠다. 왕실 연회도 실제 한국무용수의 춤을 모션캡처 기술로 본떠 세련되고 근사했다. 높은 완성도와 작품성 덕에 8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 분야 콘퍼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