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구의 인터‘스페이스’] 종묘 앞 ‘세운4구역’… 서울이 선택할 도시 미래

132806039.1.jpg세운상가 실험이 남긴 과제세운상가는 1960년대 서울이 근대적 도시 구조를 처음 모색하던 시기의 산물이다. 김현옥 서울시장(1966년~1970년 재임)의 도시개조 정책과 건축가 김수근의 실험적 구상이 결합해 주거·상업·제조 기능을 수직으로 집약한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축물이 탄생했다. 당시로서는 새로운 도시 원리를 실험한 대담한 시도였다.그러나 반세기 동안 산업 구조와 도심 환경은 크게 달라졌고, 세운상가는 물리적 노후화와 기능 쇠퇴 속에서 과거의 역할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제 필요한 논의는 ‘세운상가를 보존할 것인가’가 아니라, 서울이 이 실험적 도시 모델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재구성’할 것인가다.종묘의 수평성, 도시 경관의 기준점종묘는 조선 왕실의 제례 공간이자 서울 도심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평 경관을 지켜온 공간이다. 월대의 길이, 낮은 처마, 숲의 깊이가 만들어내는 공간 구조는 도시 속에서 시간을 천천히 경험하게 하는 고유한 공간 언어다.1995년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