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의 한 상급종합병원 A 교수는 최근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원무과 직원으로부터 낯선 권고를 받았다. 금식과 진통제 투여를 하면서 간단한 경과 관찰이 필요한 입원이었지만, 직원이 “인공지능(AI) 기반 심정지 위험 예측 기술을 신청하라”고 안내한 것. A 교수는 “처음 듣는 제품이고 필요하지 않다”며 거절했다. 의사인 그는 스스로 판단해 선택할 수 있었지만 해당 병원의 상당수 입원 환자가 동일한 권고를 받고 있었다. 언급된 제품은 AI를 활용해 입원 환자의 혈압·맥박·호흡·체온 등 활력징후를 분석하고 24시간 내 심정지 등 중증 악화 가능성을 예측하는 의료 솔루션이다. 정식 의료기술로 평가를 마친 제품은 아니며 현재는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형태로 임시 사용이 허가된 상태다. 의학적 근거를 수집하는 단계로 예측 정확도, 임상적 유효성 등 구체적 데이터는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국 140개 병원에서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