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길동이 프로배구 팬이라면 땅을 칠 법하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일이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우승이라 부르지 못하는 V리그의 이야기다. 배구판 ‘호형호제’를 못 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V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9년 12월 19일 제16기 제2차 이사회를 통해 정규리그 우승 대신 정규리그 1위라는 표현을 쓰기로 의결했다. 정규리그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2, 3위 팀까지 상금을 주기로 하는 과정에서 우승이 아닌 1위라 표기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KOVO는 챔피언결정전 최종 승리를 ‘진짜’ 우승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스포츠 팬들의 통념과는 거리가 멀다.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별도로 치르는 프로농구,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챔프전 결과와 별개로 정규리그 우승을 인정한다. 프로야구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과 별개로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표현을 쓴다. 정규리그와 챔프전 석권을 통합우승이라 부르는 이유도 정규리그